지난 일요일 (6월 6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를 보러 시카고에 갔습니다. 시카고에는 두 개의 야구 팀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셔널리그 소속의 컵스(Cubs),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화이트삭스(Whitesox)입니다. 컵스는 시카고 북부의 중산층 백인들을 주된 팬 층으로 하고 있는 반면, 화이트삭스는 시카고 남부의 중류층 이하 백인과 히스패닉, 흑인들이 팬들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둘 다 제가 좋아하는 팀은 아닙니다만, 정서적으로 컵스에 조금 더 끌립니다. 왜냐하면 컵스는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마냥 성적이 시원찮았거든요. 월드시리즈 우승(야구 챔피언)을 1908년에 마지막으로 하고 계속 우승하기를 기다리는 반면, 화이트삭스는 2005년에 우승을 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일단 티켓을 샀습니다. 참 왜 컵스가 아니라 화이트삭스를 보러갔는지 부터 설명해야겠군요. 화이트삭스가 속해 있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있고,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 선수죠? 네, 추신수보러 간 거에요.^^ 추신수가 우익수인 관계로 우익수 근처 자리를 예매했습니다. 이런... 가격이 46달러입니다. 와이프 것도 사서 92달러, 거기에 각종 수수료를 붙이니 102달러. 원화로 환전하니 사직구장 박스 좌석에 5명이 들어갈 가격입니다.
아침 9시에 차를 타고 화이트삭스 홈구장인 셀룰러 필드에 갔습니다. 주차비를 내야하는 군요. 23달러. 내 차는 야구도 안 보는데 자리세가 뭐가 이렇게 비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자잔...
야구장에 직접 가 보신 분들은 대부분 야구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라는데 입을 모으지만, 셀룰러 필드는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서도 사실 그렇게 큰 구장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의 구장과는 달리 팬들이 가까이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내, 외야의 좌석들이 경기장 바로 근처에 있죠. 부산에 있는 사직 구장도 익사이팅 존을 만들어 관객들이 좀 더 가까이 야구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신수.
추신수는 첫 두 타석에는 안타를 때려냈고 득점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5타석에서는 범타에 그쳤습니다. 특히 8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때리는 바람에 두고두고 아쉬웠지요. 이날 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6대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대8로 역전패했습니다.
열성적 팬들이 홈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건 한국 야구문화와 똑같더군요. 클리블랜드 선수가 도루를 시도해서 성공시키자 뒤에 있던 아저씨 심판더러 Open you Eyeeeeesss!!!! Booooo~~~~ 하는 건 사직에서도 워낙 자주 봤던 거라... 다만 여기는 일사불란한 응원은 다소 없는 편입니다. 경기가 긴박할 때, Let's go whitesox를 일어나서 박수에 맞춰 외치는 정도? 한국은, 특히 사직은, 팬들 응원 문화가 참 조직적이죠.
먹거리 소개도 해야겠군요. 와이프가 야구장에 가면 핫도그와 맥주를 꼭 먹어야 한다고 조르는 통에 하나 사 먹었습니다. 꽤 비쌉니다. 핫도그 하나에 5달러, 맥주 한 잔에 7.5달러입니다 (세금 포함). 한국 야구장의 '착한 가격'이 그립습니다.
목요일 (17일) 한 달간 머무를 예정으로 한국에 돌아갑니다. 사직에서 회 한 접시 시켜놓고 야구 응원했으면 싶네요.
한국 체류 동안 맥주이야기는 한국 맥주 중심으로 씁니다. 사실 요새 술을 거의 안 먹는 통에 쓸 말이 없었습니다.
Stories of, by, and about two who live on Windward. Since 27 Jan. 2010 AH 01 (AH: Anno Hee Jung)
Monday, June 14, 2010
Sunday, June 13, 2010
Windward Story VI: 운당호 생태 탐험
초여름과 여름의 운당호는 집으로 돌아갈 철새들로 분주합니다. 물론 지난 5월 초에는 새로운 식구들도 생겨났지요.
지난 4월 내내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던 오리 '방이'는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 오리들은 무척 귀엽습니다. 지금(6월)에는 거의 다 컸지요. 제 어미와 구분을 못 할 지경이니까요.
집 옆 에어콘 환풍기에 둥지를 틀었던 꿍이와 슝이의 새끼들도 나왔습니다.
눈 옆의 흰 점 보이죠? 꿍이에요.
알고보니 얘들은 캐나다 거위 (Canadian Geese)라고 하는, 점차로 텃새화되어가는 철새종입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다가 추워지면 남쪽인 미국으로 내려오곤 했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인간 거주 지역에 빠르게 정착해선 돌아가질 않는다고 하더군요. 운당호에도 꽤 많은 캐나다 거위들이 돌아갔지만, 반면 적지 않은 수의 거위들이 더운 6월을 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대체적으로 이 거위들은 피하곤 합니다. 다만 알을 품고 있는 경우엔 외려 사람들에게 달려드는 경향도 있습니다.
꿍이 녀석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피하지 않고, 사진 촬영을 허하는 담대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간혹 이렇게 제 집 파티오(Patio)를 제 영역으로 간주하는 놈들도 있죠.
울음 소리는 뭐랄까 밤에 들으면 묘한... 흐음... 여성 에로 배우 목소리 같습니다. 처음에 듣고선 옆집에서 나는 소리로 착각했었던...ㅎㅎㅎ
지난 4월 내내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던 오리 '방이'는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 오리들은 무척 귀엽습니다. 지금(6월)에는 거의 다 컸지요. 제 어미와 구분을 못 할 지경이니까요.
집 옆 에어콘 환풍기에 둥지를 틀었던 꿍이와 슝이의 새끼들도 나왔습니다.
눈 옆의 흰 점 보이죠? 꿍이에요.
알고보니 얘들은 캐나다 거위 (Canadian Geese)라고 하는, 점차로 텃새화되어가는 철새종입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다가 추워지면 남쪽인 미국으로 내려오곤 했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인간 거주 지역에 빠르게 정착해선 돌아가질 않는다고 하더군요. 운당호에도 꽤 많은 캐나다 거위들이 돌아갔지만, 반면 적지 않은 수의 거위들이 더운 6월을 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대체적으로 이 거위들은 피하곤 합니다. 다만 알을 품고 있는 경우엔 외려 사람들에게 달려드는 경향도 있습니다.
꿍이 녀석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피하지 않고, 사진 촬영을 허하는 담대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간혹 이렇게 제 집 파티오(Patio)를 제 영역으로 간주하는 놈들도 있죠.
울음 소리는 뭐랄까 밤에 들으면 묘한... 흐음... 여성 에로 배우 목소리 같습니다. 처음에 듣고선 옆집에서 나는 소리로 착각했었던...ㅎㅎㅎ
Monday, June 7, 2010
하녀 혹은 하인
주말이 되면 집 청소가 일이다.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닦고,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논문이며 책을 정리하고, 밀린 빨래를 한 후, 청소기로 곳곳의 먼지를 훔친다.
그러다보니 등장한 것이 '하녀' 컨셉.
요새 한국에는 동명의 영화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지구 반대편 미국 중서부 한 가정에서도 하녀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서로 이름 붙이기를 '스잔나'와 '로라.'
(미리 씨네21의 만화 정훈이에게서 가져 왔음을 밝힌다. 정훈이를 보기 위해서는 http://www.hani.co.kr/arti/cartoon/junghe/421711.html
스잔나는 힘이 세고 덩치가 커서 청소기와 쓰레기 버리기 등이 주된 업무이고, 로라는 빨래 담당이다. 그들은 주말 내내 집안 먼지를 치운 후,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먼지와 쓰레기를 양산하는 '주인'들을 욕한다.
사진은 설거지하는 로라와 스잔나.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닦고,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논문이며 책을 정리하고, 밀린 빨래를 한 후, 청소기로 곳곳의 먼지를 훔친다.
그러다보니 등장한 것이 '하녀' 컨셉.
요새 한국에는 동명의 영화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지구 반대편 미국 중서부 한 가정에서도 하녀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서로 이름 붙이기를 '스잔나'와 '로라.'
(미리 씨네21의 만화 정훈이에게서 가져 왔음을 밝힌다. 정훈이를 보기 위해서는 http://www.hani.co.kr/arti/cartoon/junghe/421711.html
스잔나는 힘이 세고 덩치가 커서 청소기와 쓰레기 버리기 등이 주된 업무이고, 로라는 빨래 담당이다. 그들은 주말 내내 집안 먼지를 치운 후,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먼지와 쓰레기를 양산하는 '주인'들을 욕한다.
사진은 설거지하는 로라와 스잔나.
Subscribe to:
Posts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