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31, 2010

신혼여행 스토리 II: 스너클링(Snorekling)

난 수영을 못 한다. 정말이지 지난 20여년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물에 뜨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물장구는 안전한 동네 목욕탕 냉탕에서 즐겨왔다. 그런데 신혼여행와서 스너클링을 가야하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산으로 갈껄...

지역 여행사(스너클링 패키지를 파는 업체들)과 협상을 하면서 와이프는 나에게 스너클링은 서핑과 스쿠버 다이빙에 비하면 훨씬 안전하고 부양체(floatation devices)를 준다고 나를 안심시켰지만 허허허... 아래사진에서 나의 심란함을 읽을 수 있다.

#tip: 협상을 잘 하면 50달러로도 80달러짜리 패키지에 집어넣을 수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짐을 주섬 주섬 챙기고, 호텔을 나선 시간은 오전 6시. 결혼식 며칠 전부터 잠을 거의 못자서 피곤했지만, 정말이지 잠이 안 왔다. 물에 들어가야하다니...

마알래아(Maalaea) 항구에 차를 대고 수속하는데 직원들이 들이대는 문서를 읽어보니 승객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및 조난에 대해 승선 전 충분히 인지한다는 내용에 서명하란다. OMG....

하와이 제도는 11월-2월이 고래 구경 철이다. 그래서 스너클링 패키지는 고래구경+돌고래구경+스너클링으로 이뤄진다.




몰로키니로 가는 도중 돌고래 떼를 만났다. 스너클링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장난도 치고, 우리 배 근처로 와서 재롱을 떨기도 했었는데, 처음엔 상어인줄 알았었다.





몰로키니(Molokini)는 마우이 섬 옆에 아주 자그마한 초생달 모양을 한 산호초 섬이다.



원래 스너클링 목적지는 몰로키니였으나 파도가 심해 옆에 있는 카훌라위(Kawoolawe)에서 정박. 두둥~~ 드디어 선장은 다 왔다는 신호를 날리고...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첨벙첨벙 뛰어드는데, 나는 구명조끼에 부양수수깡을 매고 정말이지 덜덜 떨면서 바다로 들어갔던 것 같다.

처음엔 입으로 호흡하는 것에 익숙치 못해 물을 꽤 많이 먹었었다.

그러나 바다 속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도통 앞으로 안 가던 내 몸은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을 따라가고 있었고, 물안경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카훌라위 앞바다에는 산호초와 산호초 사이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이 너무나 평화로웠다.

(수중카메라로 찍은 후 현상을 맡겼는데 추후 스캔해서 올리겠습니다.)

한 시간 여의 스너클링 후, 장소를 이동해 다시 한 번 더!

뭍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차를 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쥐죽은 듯이 잠들었다.

저녁은 라하이나에 가서 새우와 맥주 한 잔으로 해결하고,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 왈,

"내일은 일출을 보러 갈꺼니까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해!"

to be continued...

3 comments:

Jaehoon Lee said...

하와이 재미있어 보여요 +_+

Unknown said...

내가 아주 악덕 마누라가 된거 같은데요...
맨날 새벽부터 고생시키는...^^;;
그래도 재밌었죠? ㅎㅎㅎ

DK said...

사진 때깔 좋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