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6, 2010

Windward Story V: 운당호 생태 탐험



희정이와 함께 종종 바람쐬러 나가는 운당호. 날이 좋아지면서 운당호 생태계에는 여러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오리 개체가 부쩍 늘었다.

그 가운데 우리 집 침실 내 머리 쪽에 오리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토끼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그쪽을 지나면서 보니 오리 암컷 한 마리가 덤불 속에 둥지를 마련하고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고 외부인을 경계하는 것이 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몇 번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둥지를 들여다보았으나 깃털만 무성한 것이 알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덤불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거위들도 알을 낳는 시기인가 보다. 집에서 몇 발자욱 걸어 나가다보니 풀섶 위에 있는 암컷 거위 한 마리를 보았다.



나와 희정이가 가까이 다가가니까 매우 경계하는 폼이 알을 품고 있는 듯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수 반대편에 있던 수컷이 날아와 또 경계를 하기 시작한다. 알을 품고 있는 듯 하여 '란'이라고 이름 붙인지도 꽤 되었다.

오늘 학교에서 돌아온 후, 다시 호수가를 걷다가 '란'이가 걱정이 되어 바나나를 들고 찾아갔었다. 며칠 새 못 먹고 못 나간 것이 꽤 수척해보인다. 바나나를 던져주니 둥지 가까이 있는 것만 먹고 나머지는 쉬이 일어나질 못하는데, 가까이 있던 수컷이 다가와 울부짖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란이가 일어나 바나나를 주워먹기 시작하는 그 통에, 둥지 사이로 새하얀 알 대여섯 개가 보였다. 다 먹은 란이, 지 짝과 함께 나와 희정이를 어찌나 구박하던지 그 성화에 쫓겨 돌아왔지만... 우리 짐작으로는 오늘 날이 꽤 더워 (27도) 호수로 멱 감으러 가기 전에 이방인 쫓아내려했던 것 같다. 사실 그런 후에 유유히 호수 안으로 들어가더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옆에 둥지를 튼 쓩이에게도 바나나를 던져주었다. 저 녀석은 나중에 에어컨 틀어대면 어쩌려고 에어컨 환풍기 옆에 둥지를 틀었는지...




계속됩니다.

1 comment:

Unknown said...

거위 새끼들은 언제 알에서 깨어나오는건지..
완전 기다려지네요.
그리고 호수에서 수영하는 수달인지 비버인지..
알수없는 생명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봄이 되니.. 집 근처 생태탐험이 급 흥미로워지는...ㅎㅎ